사실관계 파악 주력 후 대응 방침…검찰 수사행태에 '불만'
형사사건 공개 금지규정 시행에도…수사상황 유출에 '문제의식'

2일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 청와대를 배경으로 빨간 신호등이 켜져있다.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던 시절 민정수석비서관실을 둘러싼 검찰의 전방위 수사에 대해 그동안 공식입장을 자제해 온 청와대가 적극적 대응을 예고하며 달라진 분위기를 보였다.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국제행사인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집중하며 그동안 공식입장을 자제해왔지만, 언론에 수사상황이 실시간으로 유출되고 급기야 검찰 조사를 앞두고 참고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도 감지된다.

청와대는 내부적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허위 사실로 판단될 경우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등 대응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에 집중하기 위해 공식대응을 자제해왔다"라며 "청와대도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하는데 수사기관이 아니다보니 기억을 더듬어 가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일례로 전날(1일) 서울중앙지검에서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숨을 거둔 전 청와대 특감반원 출신의 서울동부지검 소속 A수사관이 최근 주변에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전화를 많이 받았다'며 괴로움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보도와 관련해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는 기사"라고 지적했다.

핵심 관계자는 "그 이야기를 누가 했는지, 전화를 몇 통 받았는지, 누구에게 받은 건지 근거가 없다"라며 "저희가 파악한 바로는 그렇게 수시로 전화한 게 없다"고 밝혔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먼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라며 "민정비서관실 업무와 관련된 과도한 오해와 억측이 고인에 대한 심리적 압박으로 이어진 것은 아닌지 깊이 숙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의 업무와 울산 고래고기 사건 실태조사와 관련 의혹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또한 김기현 전 울산시장 사건 수사에 대한 의혹에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어떤 이유에서 그러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가 낱낱이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향후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의지를 보였다. 수사 상황이 고스란히 유출되는 검찰 수사의 행태와 이를 보도하는 언론이 도를 넘었다는 판단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검찰개혁의 첫 단추로 끼운 형사사건 공개 금지 규정이 전날부터 시행됐음에도 수사 상황에 대한 언론 보도는 여전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백원우 전 비서관(현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 산하의 별도의 감찰팀 소속으로 알려진 A수사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검찰의 강압적인 조사방식에 여전히 개선이 없는 것 아니냐는 청와대 내부의 지적도 나온다. A수사관은 한 차례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고, 전날 오후 6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조 전 장관 혐의와 관련해 부인의 구속으로 잠시 멈췄던 검찰의 칼날은 이제 청와대를 향해 정조준하고 있다.

청와대로서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뇌물수수·수뢰후부정처사·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유 전 부시장에 대한 민정수석실의 감찰무마 의혹과 연관해 친문(親문재인) 핵심 인사들이 줄줄이 거론되고 있어 파장에 촉각을 세우지 않을 수 없다.

백 전 비서관을 중심으로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과 천경득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이 오르고 있다. 당장 백 전 비서관과 천 비서관 등 전·현직 청와대 비서관이 검찰 조사를 앞둔 것으로 보여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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