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놀면 뭐하니?’부터 ‘같이 펀딩’까지 김태호 PD가 MBC 주말 예능의 구원 투수로 거듭날 수 있을까. 

김태호 PD라는 이름은 하나의 마스코트가 됐다. 예능사에 한 획을 그은 ‘무한도전’을 13년 동안 이끌었고, ‘무한도전’에서도 연출자 그 이상의 상징적인 이로 표현되고 있다. 지난해 ‘무한도전’의 종영 이후, 다양한 프로그램이 그 빈자리를 채우려 했지만 여전히 토요일 저녁 ‘무한도전’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많다. 

해외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김태호 PD는 많은 미팅을 하며 새 프로그램에 대해 고민했고 후배 PD들과 토, 일요일 이른바 ‘프라임 시간대’인 저녁 예능 프로그램을 맡게 됐다. 최근 첫 전파를 탄 ‘놀면 뭐하니?’에 이어 오는 18일 첫 방송되는 ‘같이 펀딩’까지 과연 김태호 PD가 침체됐었던 MBC 주말 예능의 구원투수가 될 지 주목되고 있다. 

현재 토요일 오후 방송되는 ‘놀면 뭐하니?’는 지난 6월 유튜브를 통해 기습 선공개되고, 7월 27일 첫 전파를 타며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평소 스케줄이 없는 날 “놀면 뭐하니?”라는 말을 늘 하던 유재석에게 카메라를 맡기고, 이를 통해 시작된 릴레이 카메라 속 담긴 이야기를 펼쳐내는 포맷이다. 

김태호 PD와 ‘무한도전’ 유재석이 함께 만나 관심을 모았던 ‘놀면 뭐하니?’는 4%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두 사람의 이름이 만들었던 기대 만큼 폭발적인 시청률은 아니지만, 스타들의 릴레이 카메라, 조세호의 집에서 모두 모이는 조의 아파트 등 실험적이면서 신선한 방식으로 시청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유재석과 조세호의 조합이 ‘무한도전’을 떠올리게 하거나, 다소 식상하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배우 태항호, 모델 아이린 등 기존 예능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직업의 스타들이 카메라에 등장하며 재미를 더하고 있다. 

일요일 방송되는 ‘같이 펀딩’은 ‘놀면 뭐하니?’보다 더욱 참신하게 다가온다. ‘같이 펀딩’은 크라우드 펀딩과 예능의 결합이라는 신선한 시도다. 국내 최초 펀딩 예능으로, 다양한 분야의 가치 있는 아이디어를 시청자들이 보고,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실현하자는 기획 의도를 갖고 있다. 

MC 유희열과 함께 1차 출연진 라인업으로 배우 유준상, 유인나 그리고 방송인 노홍철이 공개됐다. 유준상은 설민석과 함께 국기함 프로젝트, 유인나는 강하늘과 오디오북 프로젝트, 노홍철은 정해인과 소모임 특별전을 준비하고 있다. 제작진에 따르면 이들 외에도 다양한 주제로 후속 출연자와 이들이 함께할 프로젝트를 계속해 논의 중이다. 아직 크라우드 펀딩이 많은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지만, 전 세대가 함께 고민하고 공감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신선한 조합과 소재, 그리고 김태호 PD의 새 예능이라는 점이 첫 방송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김태호 PD는 첫 방송에 앞서 프로그램에 대해 ‘실험’을 말하며 겸손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또한 김태호 PD는 “시행착오가 많이 생기지만, 그럼에도 뼈대가 있어야 조금씩 살을 붙일 수 있을 것 같다”고 프로그램의 의미와 앞으로의 모습을 말했다. ‘놀면 뭐하니?’나 ‘같이 펀딩’ 모두 생소할 수 있는 소재다. 전작 ‘무한도전’과 비교라는 큰 벽도 있고, 여전히 ‘무한도전’과 새 프로그램의 출연자 라인업이 겹친다며 식상하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을 거듭해 ‘무한도전’을 최고의 예능으로 살린 김태호 PD인 만큼 그의 ‘무한도전’이 새 예능에서도 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와 기대의 시선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