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이전 '회귀' 우려…美전문가 "핵개발 나설 가능성" 언급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나혜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력 사용 가능성'에 대한 언급에 북한이 "상응행동"으로 맞받으며, 비핵화 협상 시한인 연말을 앞두고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이 미국을 향해 '새로운 계산법'을 연말까지 제출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미가 대화의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대치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정천 북한 인민군 총참모장은 전날(4일) 늦은 오후 담화를 내고 "만약 미국이 우리를 상대로 그 어떤 무력을 사용한다면 우리 역시 임의의 수준에서 신속한 상응행동을 가할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이같은 담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필요시 북한을 상대로 무력 사용이 가능하다'는 기자회견에 대한 반박 차원이다. 특히 박 총참모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 소식을 매우 불쾌하게 접했다"는 반응까지 전하면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일각에선 지난해 북미 비핵화 대화가 시작된 이후 북한이 협상의 고비 때마다 미국을 압박하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으나 군 차원의 경고성 담화는 처음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특히 군 서열 2위인 박 총참모장 명의의 담화를 사용해 대외적으로는 다소 톤을 낮춘 모양새를 취하면서도, 김 위원장의 반응을 전함으로써 경고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북한은 김 위원장이 군 간부들을 대거 이끌고 49일만에 백두산에 등정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강경한 군사 행보 수순을 밟을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 담화를 낸 박 총참모장 역시 이날 백두산 등정 멤버 중 하나다.

지난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 결렬 이후 비핵화 협상 자체가 교착 상태에 놓인 가운데 연일 북미가 연일 엄포와 경고를 주고 받으면서 긴장감은 한층 더 높아진 모양새다.

연말 시한이 가까워 올수록 북한이 대미 압박 수준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등 일각에선 2017년 이전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연말 시한'을 무시하고, 다시 핵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켄 고스 미군 해군분석센터(CNA) 선임국장은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그간 자신의 외교적 관여에도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시 핵무기 개발에 나설 것임을 천명할 것"이라며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은 (미국으로부터) 무시받을 것이고 2020년엔 많은 일이 일어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별보좌관은 "북한이 연말 시한을 설정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불분명하다"며 "북한은 비핵화 합의 이행에 관심이 없고 단지 협상을 통해 대북 제재에 대한 국제사회 의지를 훼손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freshness41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