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제주국제공항 관제탑에서 바라본 제주국제공항과 주차장 /뉴스1DB ⓒ News1


교통난을 줄이려면 어느 정도의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며 제도에 공감하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말 제주시 주최로 열린 시민원탁회의에서도 참가자 100명 중 86%가 차고지증명제에 동의했다.

그러나 앞서 사례에서처럼 차고지증명제가 정착되려면 아직 갈길이 멀다는 지적도 있다.

문제 중 하나가 읍면별 주차장 부족이다. 주택 내 차고지를 조성 못하면 인근 주차장을 임대해서라도 마련해야 하는데 주차장 자체가 없는 것이다. 일부 지역은 차고지증명제 도입 전부터 이미 등록차량이 주차면을 훨씬 뛰어넘었다.

올해 3월 기준 제주시 한림읍의 경우 등록된 차량대수가 1만2431대지만 주차장 부족면수는 절반에 가까운 6156면에 달한다. 등록차량대수가 2만957대인 애월읍은 주차면이 5483면이나 모자란다.

또 읍면지역의 특성상 농지가 대부분이어서 지목이 전(田)이나 과수원이면 주차장으로 사용할 수가 없고 지목변경을 할 수는 있으나 기간도 오래 걸리고 임대비용과는 별개로 주차장 조성비용이 추가로 들어간다.

주차 공간 최소면적인 15㎡을 주차장으로 조성하려면 허가기간만 30~40일, 토지분할 및 전용비용은 100만원 내외가 필요하다.

70만~100만원인 임대료도 도민들의 차량 구입을 망설이게 한다.

차고지증명용 공영주차장 임대료는 읍면지역이 연간 73만원, 동 지역은 97만5000원이다.

차고지증명제 도입을 앞둔 지난달 6월말에는 도청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차고지증명제가 빈익빈 부익부를 조장한다는 취지의 글이 게시됐다.

자신을 제주시에 사는 30대 가장이라고 소개한 C씨는 "다세대주택에서 연세를 내며 근근이 살아가는데 차고지증명제로 차량 구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대단위 아파트는 주차면이 하나씩은 있으니 차량 구입에 문제 없겠지만 오래된 다세대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차량구입도 못하느냐"며 "이런 걸로 또다시 빈부격차를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주차장이 없는 지역은 공영주차장을 조성하고 연간 임대료 인하와 주차장 조성과 관련한 비용 감면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26일 도청 주간정책회의에서 "차고지증명제는 제주도가 처음 시행하는 제도인 만큼 도민들의 실정에 맞게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며 "무조건 밀어붙이지말고 도민 의식 정착을 전제로 제도를 보완하면서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