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 최대 순간 풍속 초속 52.5ｍ 기록
기상청 "8일 새벽까지 강한 바람 철저히 대비해야"


(정읍=연합뉴스) 7일 오전 전북 정읍시 옹동면 한 도로에서 나무가 태풍 '링링'이 몰고 온 강풍에 쓰러져 아스팔트 도로까지 파손돼 있다. 2019.9.7 [전북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do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제13호 태풍 '링링'이 남부지방에서 '역대급' 강풍 기록을 남기고서 빠른 속도로 수도권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링링'은 이날 정오 현재 충남 서산 서쪽 약 110㎞ 해상에서 시속 42㎞로 북상 중이다. 이날 오후 3시께 황해도에 상륙해 북한을 관통한 뒤 자정께 중국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최대 순간 풍속은 전남 신안군 가거도 초속 52.5ｍ(시속 189.0㎞), 신안군 홍도 초속 43.9ｍ(시속 158.0㎞), 제주도 윗세오름 초속 39.3ｍ(시속 141.5㎞), 전남 진도군 서거차도 초속 38.3ｍ(시속 137.9㎞) 등을 기록했다.

충남 태안 북격렬비도는 초속 39.4ｍ(시속 141.8㎞), 전북 부안 갈매여는 초속 28.2ｍ(시속 101.5㎞), 인천 옹진군 목덕도는 초속 25.5ｍ(시속 91.8㎞)를 기록했다.

가거도에서 기록된 초속 52.5ｍ는 1959년부터 우리나라를 거쳐 간 역대 태풍의 강풍 중에서는 가장 강력했던 2003년 '매미' 초속 60.0ｍ 등에 이어 5위에 해당한다.

2위는 2000년 '쁘라삐룬' 초속 58.3ｍ, 3위는 2002년 '루사' 초속 56.7ｍ, 4위는 2016년 '차바' 초속 56.5ｍ다.

'보퍼트 풍력계급'에 따르면 순간 풍속 초속 28.5∼32.6ｍ인 '왕바람'이 10분간 불면 큰 나무의 뿌리가 뽑히고 건물이 쓰러진다. 순간 풍속 초속 32.7ｍ 이상인 '싹쓸바람'이 10분간 불면 배가 전복되는 등 보기 드문 큰 피해가 날 수 있다.

실제 전국적으로 강풍 피해 신고가 속속 접수되고 있다.

반면 강풍과 함께 태풍의 대표적인 기상 현상인 폭우가 내린 곳은 많지 않다.

정오 현재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는 곳이 많지만 수해를 우려할 만한 곳은 일부다.

전날부터 이날 정오까지 이틀간 강수량은 제주도 윗세오름이 413.5㎜로 전국에서 가장 많고 제주 사제비 403.5㎜, 제주 어리목 337.5㎜ 등이 뒤를 이었다.

제주 이외 지역에서는 경남 산청 지리산 173.0㎜가 가장 많고 전남 신안 가거도 145.0㎜, 전남 구례 성삼재 130.0㎜ 등의 순이다.

2002년 태풍 '루사' 때는 강원 강릉에 9월 1일 하루 870.5㎜나 되는 '물 폭탄'이 쏟아진 바 있다.

제주도는 태풍 이동 속도가 현재보다 느릴 때부터 영향을 받은 데다 지형적인 특징으로 인해 폭우가 쏟아졌다.

하지만 이후 태풍이 남풍을 타고 빠르게 북상하면서 태풍치고 특별히 많은 비가 내리지는 않았다.

이는 지난 5일까지 '가을장마'로 불리는 정체전선으로 인해 이미 많은 비가 내렸다는 점에서 다행스럽다.

기상청은 "이번 태풍은 강풍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며 "8일 새벽까지 강한 바람이 불 수 있으니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