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4월 발간한 잡지 ‘위클리 공감’ 498호 일부. 해당 호는 벽제터널을 SNS에서 화제가 된 국내 인생사진 촬영명소 8곳 중 하나로 소개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터널을 빠져나가면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 같다. 터널 끝으로 가면 핫플레이스(인기있는 장소)가 나온다”며 “어두운 터널 안에서 풀과 구름, 산으로 둘러싸인 터널 밖을 바라보고 서 있으면 그야말로 동화 속 한 페이지가 완성된다”는 친절한 설명과 함께다. 특히 “낮에 간다면 구름 많은 날 촬영하는 게 좋다. 일몰 시간을 노리는 이들도 많다”며 인생사진을 찍을 수 있는 방법까지 덧붙였다. 비슷한 시기 고양시청도 ‘고양국제꽃박람회’ 홍보 차 초청한 파워블로거 등 30명을 데리고 벽제터널과 원당 화훼단지 등을 도는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할 만큼 벽제터널을 명소로 알렸다.

◆공공기관, 출입금지여부도 확인 않고 ‘인생샷’ 명소 홍보···적발되면 과태료 물고, 자칫하다 끔찍한 사고 당할 수도

하지만 벽제터널은 허가 없이 들어갈 수 없는 구역이다. ‘폐선’ 구간이 아니라 지금도 열차가 이따금 다니는 ‘운행선’ 구간이기 때문이다. 교외선은 1963년 개통했으나 이용객이 적어 적자가 커지면서 2004년부터 여객수송을 중단했다. 벽제터널에서 직선거리로 200m가량 떨어진 벽제역도 폐쇄했다. 그러나 화물열차가 오갈 수 있도록 선로는 유지했다. 별 생각 없이 ‘인생샷’ 건지러 터널로 향하다 끔찍한 사고를 당할 수도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