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민이 보조금을 적용받으면 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전기차인 '아이오닉5'를 최저 3,7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쟁 모델 테슬라 모델Y보다 저렴한 가격이다.

현대차는 25일부터 사전계약에 들어간 아이오닉5 롱레인지(72.6㎾h) 모델 가격을 △익스클루시브 등급 5,200만~5,250만원 △프레스티지 등급 5,700만~5,750만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58.0㎾h 배터리가 장착된 '스탠더드' 모델 가격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현대차의 책정가보다 소비자가 실제 아이오닉5를 구매할 때 지불하는 금액은 훨씬 낮아진다. 개별소비세(300만원) 감면 혜택과 각종 보조금을 지원받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국고 보조금 800만원,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400만~1,100만원 등으로 책정했다. 서울시(지자체 보조금 400만원)에서 아이오닉5 롱레인지 익스클루시브 등급을 구매할 경우 소비자 가격은 3,700만원으로 낮아진다. 가장 많은 보조금(1,100만원)이 지급되는 경북 울릉군에 거주하는 사람은 3,00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지자체 보조금을 받으려면 소비자는 자신의 주민등록 주소지에서 전기차를 사야 한다. 전기차 구입 후 타 지역에서의 운행에는 제한이 없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의 판매 가격을 낮추기 위해 디지털 사이드 미러, 릴렉션 컴포트 시트, 고속도로주행보조2(HDA2), 솔라루프 등 일부 기능을 유상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다만 배터리 전기를 빼 쓸 수 있는 실외 'V2L(차량 전력 외부 공급)' 커넥터, LED램프, 고속도로주행보조(HDA) 등 차세대 전기차가 갖춰야 할 기능들은 기본으로 장착시켰다.

현대차는 최근 전기차로 캠핑이나 차박을 즐기는 사람들을 겨냥해 캠핑 트렁크, 캠핑 체어, 실내 테이블, 에어매트 등 다양한 관련 옵션들도 추가했다. 또 차량 내부에서 전력을 사용할 수 있는 '실내 V2L' 기능을 선택하면, 미니냉장고 등 가전을 차 내부에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가 테슬라 모델Y(6,999만~7,999만원)보다 저렴하면서도 비슷한 기능을 소비자가 누리도록 구성했다. 실제 아이오닉5 공급 가격은 모델Y보다 1,200만~2,700만원 저렴하다. 최근 판매가 중단된 '모델Y 스탠다드 레인지(5,999만원)'와 비교해도 200만~700만원 가격이 낮다. 아이오닉5는 유상 옵션을 추가해도 모델Y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이오닉5가 합리적인 가격과 뛰어난 상품성을 동시에 갖추기 위해 가격 책정과 상품 구성을 수차례 수정했다"며 "추후 공개되는 스탠다드 모델은 경제성이 더욱 강조돼 2,000만원대에서 3,000만원 초중반에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이오닉5는 다음 달부터 울산 공장에서 생산에 들어가며 유럽을 시작으로 한국, 미국에서 순차 출시될 예정이다. 올해 국내에서는 2만6,500대 이상 판매가 목표다. 글로벌 기준으로는 올해 7만대, 내년 이후 10만대를 목표로 잡고 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