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결제 NO, 교환·환불 NO"…불법 판치는 'SNS 팔이피플' 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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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06 19:43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 20대 직장인 A씨는 얼마 전 인스타그램 마켓으로 코트를 구입했다. 카드결제와 현금영수증도 불가능했지만, 백화점과 같은 품질의 코트를 저렴하게 판매한다기에 통장으로 30만 원이 넘는 금액을 입금했다. 2주 여 만에 받아본 코드에 박음질이 잘못돼 있어 환불을 요청했더니 ‘공지사항 미숙지로 발생한 일은 책임지지 않는다’는 모호한 답변이 돌아왔다. 공지사항을 다시 읽어보니 ‘초크 자국, 실밥, 박음질 등에 대한 교환·환불은 불가하다’고 적혀있었다. A씨는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코트를 입어야 했다.
최근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1인 마켓’이 유행이다. SNS로 옷이나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는 이들을 ‘팔이피플’(‘팔이’와 ‘사람(피플)’의 합성어)이라 부르는데, 전자상거래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탓에 불법이 판치는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소비자 86.4%가 SNS를 이용하고, 이 중 51.6%는 SNS를 통해 상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NS 이용자 절반 이상이 SNS 1인 마켓을 이용한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포털 블로그와 카페 약 5000만 개 중 9만여 개에서 전자상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집계 되지 않은 SNS 거래까지 포함할 경우 10만 개 이상의 계정에서 전자상거래가 이뤄지고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실제 인스타그램 측은 전 세계에 2500만 개의 비즈니스 계정이 존재하고 있다고 발표한 적도 있다.
그런데 이런 1인 마켓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매김 하면서 이와 관련한 소비자들의 피해 사례도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에 접수된 피해 사례를 살펴보면, A씨와 같이 교환·환불과 관련한 피해가 전체 피해 사례 중 67.7%로 가장 많았고, 폐쇄와 연락 두절 등이 11.7%, 제품 불량·하자가 7.6%, 배송 지연이 5.9%로 뒤를 이었다.
SNS 1인 마켓이 법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SNS 상 1인 마켓의 규모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으며 모든 마켓에 대해 일일이 사업자 등록여부를 묻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1인 마켓은 불법 판매의 온상지가 됐다. 가장 흔한 피해는 교환·환불의 무조건적인 거부다.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17조에 따르면 판매자가 상품 수령 후 7일 내에 환불 등을 요청했을 때는 청약 철회가 가능하다. 판매자들의 ‘공지사항 미숙지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는 자체 규정에는 법적 효력이 전혀 없다는 의미다.
카드결제나 현금영수증이 불가능해 계좌번호를 통한 현금 입금만 가능하다거나, 카드결제 시 수수료를 고객 부담으로 넘기는 것도 엄연한 불법 행위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9조, 70조에 따르면 ▲카드 결제를 거부하는 행위 ▲신용카드 거래를 한다는 이유로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 ▲카드 결제 수수료를 소비자가 부담하게 하는 행위 모두 불법으로 규정한다. 특히 이런 곳들은 통신판매업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영업하는 곳도 있다.
탈세 행위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만약 1인 마켓에 ‘가격은 비밀댓글이나 다이렉트메시지(DM)로 문의하라’로 적힌 경우 판매자가 매출을 감출 수 있다. 현금 입금을 유도해 소득신고를 거짓으로 하거나 간이과세자(연 매출 4800만원 이하 사업자)로 세금혜택을 받는 등 탈세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1인 마켓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마켓에 성명과 연락처, 주소, 사업자등록번호 등 기본정보를 표기했는지 확인하고 미준수 게시물에 대해서는 신고할 것을 권한다. 또 불법 행위를 자행하는 곳들에 대해서는 소액이라 할지라도 신고를 통해 제2의 피해자를 낳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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